가벼운 코로나 19(COVID-19) 감염만 돼도 뇌 조직 변화로 정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.
중증 코로나 19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뇌 외부의 염증 세포가 뇌 조직으로 들어가 염증을 퍼뜨릴 수 있어 혈관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. 이러한 뇌세포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변화를 보인다.
그런데 영국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가벼운 코로나 19에 걸린 사람들도 뇌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고 발표했다.
연구 결과(논문명: SARS-CoV-2 is associated with changes in brain structure in UK Biobank)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3월 7일(현지시각) 실렸다.
완치 판정 후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뇌 안개, 피로감, 집중력 및 기억력 문제 등 후유증이 계속되는 ‘롱 코비드'(long COVID, 코로나19감염으로 인한 오랜 후유증) 환자가 가벼운 경우라도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.
연구팀은 영국 건강 데이터베이스 사업인 ‘바이오뱅크’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유행 전 검사를 받은 785명의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뇌자기공명영상(MRI) 스캔과 뇌 기능 테스트를 실시했다. 그다음 3년 후에 수집된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대상자 중 약 절반은 가벼운 코로나 감염이 있었고 나머지 절반은 코로나에 걸리지 않았다.
이를 통해 가벼운 감염이 뇌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, 평균 5개월 전에 가벼운 증상을 앓았던 그룹은 코로나 감염 전 검사에 비해 0.2%에서 약 2%에 이르는 여러 뇌 영역의 뇌 조직이 얇아졌다. 이는 1년에서 6년 사이의 정상적인 뇌 노화와 맞먹는다.
영향을 받은 뇌 영역은 기억과 관련된 영역인 해마곁이랑(parahippocampal gyrus)과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(orbitofrontal cortex)이다. 또 후각과 관련된 1차 후각피질 조직도 손상이 일어났다.
이러한 결과에 대한 원인을 두 가지 경우로 추정된다. 먼저 가볍게 앓았더라도 뇌 조직 손상으로 정신적 기능이 감소했다는 점이고, 또 다른 경우는 뇌가 코로나 감염이 아닌 심리 행동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.
한편 이러한 뇌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될 것인지, 아니면 정상 또는 이전 수준의 기능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. 또 이번 연구에는 51-81세만 대상이어서 젊은 사람과 어린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.
김민중 기자 science@irene
출처: http://www.itnews.or.kr/?p=36253